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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옥 깊숙이 떨어지면서
나는 물었다
내 죄는 내가 아니지 않냐고
나를 버리실 거면 내 죄만 가져가시고
나는 구원해 달라고
인간의 몸으로는 떨쳐낼 수 없는
저주를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가 없어서
밤새 어두운 골짜기를 뛰어다니며
산짐승처럼 울부짖었다
갈비뼈가 믿을 수 없이 날카로워져서
내 창자를 찌르고
정강이를 부숴서 골수를 빨아먹어도
시원하지가 않았다
살려달라
살려만 준다면
신의 머리라도 잘라와 바치겠다
젖동냥하듯이
악마한테 붙었다
천사에게 빌었다 하는
내 꼴이 우스워서
빠진 머리카락이나 세다가
잠이 들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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